얼마 전 농식품부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역농산물 우선구매 조치를 규제개선과제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165개 지자체에 제정돼 있는 학교급식 관련 조례를 경쟁제한적 조례·규칙에서 제외한 당연한 조치이다.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애초에 잘못 판단했던 것을 바로 잡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제한적 조례·규칙 등에 대한 운영실태 파악’ 연구용역 결과로 672건의 개선과제를 발표했는데 엉뚱하게도 지역농산물 우선구매 조례가 사업자차별 사례로 포함된 것이다. 시장경쟁의 촉진이라는 목적을 앞세워 해당 조례가 제정된 배경이
2021년 시장격리곡 입찰이 지난 8일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 농민들에게는 혼란과 불신만 심어주게 됐다. 입찰 결과를 보면 평균 낙찰가는 조곡 40kg 한 가마에 6만3,763원으로 산지 가격보다 한참 낮은 가격이었다. 그리고 정부가 계획했던 20만톤을 채우지 못한 14만5,280톤으로 72.6%밖에 낙찰되지 않았다. 결국 27% 이상 대규모 유찰된 것이다.역공매 방식이라는, 농민들에게는 생소한 방법으로 시장격리를 해 시작부터 농민들의 우려와 반대가 있었다. 낙찰되려면 정부가 정해 놓은 입찰예정가격 이하로 낙찰가를 써내야 하고, 그
공영도매시장은 농산물 유통의 거점시장으로 그 역할이 크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가 평가, 관리 감독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은 기본적으로 출하자와 소비자를 위한 기능 강화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 세월 줄기차게 도매시장 개혁이 요구돼왔지만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고 지금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조정자가 돼 지난해부터 이어온 공영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 방안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공영도매시장은 그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처럼 출하자는 제값을 받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2일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행령 제6조에 처분 기준 조항을 신설해 앞으로 정부 지정 방역 관련 위반사항이 적발된 사육농가는 대부분의 위반행위에 대해 최초 1회 적발부터 3개월 사육제한 처분을 받는다. 또한 소독설비·방역시설 등이 미비한 경우 2회 적발부터 3개월 사육제한 처분을 하도록 했다. 가축전염병 방역에 대한 사육농가의 규제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1차 적발 시 시정명령, 2차 사육제한 1개월, 3차 사육제한 3개월이던 것을 시정명령 없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 25일 같은날 농정공약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진보당 김재연 후보가 농정공약을 발표한 지 약 2개월만이다. 대선까지 40여일 남은 상황에서 발표된 양당 후보의 농정공약을 통해 향후 5년간 농정의 방향을 예측해볼 수 있다.공교롭게도 같은날 농정공약을 발표한 두 후보는 공약내용이 포괄하고 있는 주제의 크기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후보가 지향하는 목표는 명확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유사점도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먼저 농촌·농업·농정의
지난해 12월 28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열고 2021년산 쌀 초과 생산량 27만톤 가운데 20만톤을 이달 중에 시장격리하고 7만톤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초과 물량 27만톤을 모두 시장격리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격리 결정 시기가 늦고 매입 일정과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이 없어 시장격리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수확기 이후 산지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15일 산지 쌀값은 5만741원으로 지난해 수확기 쌀값 5만3,535원 대비 5.2%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27일 전남 해남군에서 시작한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대행진(개벽대행진)’이 서울을 마지막으로 그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개벽대행진은 땅끝 해남에서부터 전국 각 지역 주민들의 열망을 담아 농산어촌의 의제를 전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했다. 약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18개 시·군을 순회하며 채워진 처절한 농산어촌 주민의 목소리와 열망이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울려 퍼진 것이다.개벽대행진은 대통령 선거라는 큰 변화의 시기를 앞두고도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농산어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뜻깊은 시도였다.
지난 2018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이 위탁수수료와 판매장려금을 결정하는데 담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개 도매법인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액 116억원(한국 39억원·중앙 32억원·동화 24억원·서울 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담합 판정을 받게 된 원인은 표준하역비였다. 표준하역비는 포장출하된 출하품의 하역비다. 하역비는 원래는 출하자가 부담했으나 2001년 농안법 개정으로 부담 주체가 도매법인으로 바뀌었다. 농안법 개정 전 도매법인은 출하자에게 위탁수수료 외에 하역비를 별도로 청구했다. 그러
새해가 되자마자 초대형 자유무역협정(FTA)이라 불리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우리 앞에 날아들었다. 정부가 CPTPP 가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식량식품분야 설명회라는 장을 만들어 놓고 또다시 농축산업계에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 추진을 언급하면서 사회적 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런데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올해 3~4월 중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논의를 하겠다는 기간을 고작 2개월 남짓 잡고 무엇을 듣고 어떻게 의사를
20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정책은 실종되고 엉뚱한 논란만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력 후보와 관련된 일들은 목불인견이다. 어찌 보면 이는 예견된 일이다. 정치 신인이 갑자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발생한 현상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은 오랜 기간 국민에게 검증이 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현 정부의 검찰총장을 하던 사람이 인기가 높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 3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준비되지 않은 후보는 끊임없는 말실수와 부인 문제, 당내 갈등 등으
2020년 8월 8일 섬진강댐 수해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섬진강댐 방류는 주민들의 삶을 앗아갔고, 잊고 싶은 그날의 악몽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관련 기관 책임을 ‘48% 배상’으로 결정했다. 주민들이 요구했던 배상비율 100%에 턱없이 부족한 결정이고 지난해 11월 합천댐에 72% 배상이 결정된 것과 비교해봐도 너무나 터무니없다.피해지역 주민들은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진상규명을 위해 청와대로, 국회로,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로 먼 길을 달려야 했다.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지혜와 용맹의 상징인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의 기상으로 묵은 재난을 걷어내고 힘차게 전진하길 기대한다. 해가 바뀌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재난은 여전하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새해를 맞고 있다. 우리 역시 새해 최우선 국가적 과제가 코로나19 극복이라는 점은 마찬가지다.이와 더불어 우리는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대통령선거는 정치 권력의 교체와 더불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출발점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농업·농민·농촌에도 변화
2021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면서 연말의 들뜬 분위기는 실종됐다. 농촌현장에서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오늘도 농민들은 아스팔트 위에 서야만 했다. 들녘이 아닌 아스팔트 위에 설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현실은 올해에도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었다.지금 현장은 쌀값 하락세에 긴장하고 있다. 쌀 생산량에 비해 수요량이 부족하게 되면 시행해야 할 시장격리 조치가 미뤄지면서 쌀값이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져
지난 22일 6개 부처 합동으로 ‘2022년 정부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농업 관련 분야로 민생물가 안정적 관리와 농촌경제 안정 과제가 제출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못할 것이란 예측과 강력한 기후재난이 시기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시점의 업무계획에 담긴 정부의 농업에 대한 시각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우선 농산물 가격을 민생물가로 규정하고 ‘물가부처책임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농산물 가격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하락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은 도시가구가 1,000원을 쓸 때 겨우 65.4원의 비중만을 차지하고 있을
농촌지역에 집중된 산업단지와 산업폐기물처리장에 대응하기 위해 농민단체와 환경단체가 힘을 모았다. 최근 출범한 전국산업폐기물매립장대책위원회(전국산폐장대책위)는 앞으로 전국에서 산업폐기물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 주민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전국단위 대책위까지 꾸려질 정도로 산업폐기물매립장은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도시에서 만들어낸 폐기물을 농촌에서 치우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폐기물로 인해 농촌지역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농촌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사이에 이런 부
정부는 지난 13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선언했다. 한국은 CPTPP는 물론 전신인 TPP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TPP에 가입하지 않은 건 미국 등 대다수의 TPP 가입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기 때문에 가입에 따른 별다른 실익은 없고 농업과 서비스, 부품 등의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CPTPP의 전신인 TPP 협정을 주도하다 탈퇴한 미국이 여전히 가입 의사가 없음에도 TPP에서 가상의 적으로 규정했던 중국이 CPTPP 가입 의사를 밝히자 문재인정부는 서둘러 CPTPP
세계는 지구 온도를 낮추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2040년이면 산업화 이전 지구 온도보다 1.5℃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중립을 목표로, 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이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다.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식량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의 문제도 에너지 전환만큼 중요하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은 기후위기로 일컬어지는 자연재해에 가장 많은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는 특성이 있다.코로나19와 기후위기 속에 세계는 농산물에 대한 생산설비를 확충하거나 비축량
문재인정부 마지막인 2022년 예산이 확정됐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정부 총예산 400조5,000억원보다 48.3% 증가한 607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그동안 국가살림이 200조원 늘었다. 5년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기인 만큼 내년도 예산에 대한 여러 평가가 존재한다.문재인정부가 시작될 당시 사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촛불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컸고 국민들의 열망을 담은 개혁을 이뤄낼 정부라고 생각했다. 촛불민심은 문재인정부의 동력이 됐고 적폐를 청산하는데 힘을 보탤 강력한 지원군이었지만 결론적
국회가 지난 2일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이라고 할 수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다. RCEP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중국, 일본, 한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다자 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서명함으로 RCEP에 가입하게 됐다. 2일 본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돼 RCEP은 내년 2월부터 발효된다.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RCEP 협상에서 전체 농산물 세번의 63.4%에
마늘이 저율관세로 수입된다는 소식에 마늘 생산농가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마늘생산자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달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마늘 TRQ(저율할당관세물량)를 수입하고자 구매입찰을 공고했다. 깐마늘 6,000톤 중 3,000톤은 수입권공매를 통해, 나머지 3,000톤은 실수요자 배정을 통해 수입할 예정이다.정부의 이번 TRQ 운용 결정은 장기적으로 국내 마늘산업이나 마늘농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보다는 단기간 마늘가격 하락만을 위한 조치다. 정부는 낮은 관세로 수입되는 마늘이 시장에 유통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