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식구들은 모두 광주에 산다. 울화통이 터져 못살겠다고 매주 상경해 서초동으로 여의도로 간다. 여든이 다 돼가는 어머님도 집회에 올라오셨다. 학생운동, 농민운동 하는 아들을 평생 마음을 졸이며 지켜보느라 속이 시커매진 어머니가 서울집회에 참석하시는 것이다. 어린 조카들까지 서울에 온다.몸도 안 좋으신데 그냥 계시라는 아들 말에 “내 발로 내가 가고 싶은 곳도 못가냐?” 하시면서 올라오는데 지난주엔 가족들이 찢어져 여의도와 광화문집회에 각각 참여했다.난 이왕 광화문에 갔으니 조금 걸어 인사동도 들르고 조계사도 들르고 일본대사관도 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지난달 31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내용은 이미 알려진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대표 발의했다가 농민단체들의 반대의견을 수렴해 철회한 개정안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또 다시 유사법안이 발의되면서 농민들은 또 한 번 무시됐다. 입만 열면 소통을 이야기 했지만 실상은 일방통행의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박완주 의원이 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근본적으로 양곡정책의 역사에서 정부가 최초로 쌀값을 포기한 심각한 사안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30여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알셉 정상회담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이 타결됐다는 소식이다. 알셉은 한국과 중국, 일본, 호주, 아세안 16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메가 FTA로 불린다. 알셉 타결 소식은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으로 들끓고 있는 농심에 기름을 부은 겪이다.정부는 알셉 타결로 세계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블록을 형성해 안정적인 투자기반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알셉은 2013년 5월에 협상이 개시된 이후 약 7년 동안 28차례 공식협상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긴 시간
지난 2001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시작해 그 이름도 ‘도하 라운드’인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 출발은 개발도상국들이 무역의 이익을 누리고 개발될 수 있도록 국제무역질서를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협상을 ‘도하 개발 아젠다(DDA)’라고도 부른다. 미국의 일방주의로 협상 타결이 언제 될지 불투명하지만, 개발도상국의 요구와 역할을 중시하는 협상이다.지난달 25일 정부가 이 협상에서 농업분야 개발도상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협상에서 쌀을 비롯한 민감 품목을 보호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2019 김제농업기계박람회’엔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농민들로 가득했다. 추수가 거의 끝났을 무렵 치러진 행사기도 했고, 때맞춰 물든 단풍도 농민들의 나들이 기분을 돋우는 데 한 몫을 한 듯 보였다.다양한 농기자재를 둘러보는 농민들의 들뜬 표정은 관찰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흐뭇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배토기와 써레 등을 생산·판매하는 농기계 업체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 대호(주)는 지난해 5월 노골적인 문구와 선정적인 사진으로 광고를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대구에는 공항이 있다. 본래 공항은 도심에서 적당히 먼 곳에 있었지만, 도시는 수십 년 동안 농촌의 인구를 빨아들이며 팽창을 거듭했다. 결국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 시가지는 시 외곽까지 잠식해나갔고, 결국 활주로 바로 옆에도 다세대주택과 아파트가 늘어서있는 기이한 형국이 됐다.공군비행단의 활주로(K-2)도 겸하고 있는 이 공항에서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 이착륙 소음이 가장 시끄러운 항공기가 뜨고 내리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도입된 이후 대구공항에 배치된 최신예 전투기 F-15K의 소음은 민항
‘농업으로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지난 농정신문에 실린 글인데 지당하신 말씀이다.하나 더 있다. 농촌의 아이들이 교육에서 불평등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가격보장과 교육이라 말할 수 있다.가격보장은 현재이고 교육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굶어 죽을지언정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식의 미래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어쩌면 자신의 모든 것을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에 바치는 것이 농민이다.교육은 단순히 개별농민을 넘어 농촌사회의 생명이다. 텅 빈 학교는 농촌의 미래를 그대로
지난달 25일 정부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WTO 개발도상국 지위와 관련 “미래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고 이후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지난 7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개도국 지위 포기를 요구 받은 지 3개월만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무기력하게 굴복한 것이다. 미국의 개도국 지위 포기 압력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한국의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OECD에 가입하면서 농업부문
지난달 28일 유엔 농민권리선언에 대한 농민교육이 경북 상주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현장의 농민들에게 농민권리선언의 배경과 농민들의 권리를 알리고 농민권리선언이 세계 농민들의 투쟁과 열정을 담아 만든 농민운동의 성과임을 알려내기 위한 첫 출발점이었다.이날 교육에는 바쁜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가톨릭농민회·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소속 농민들이 참여해 함께 토론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현장의 농민들은 농민권리선언 속 권리들이 바로 자신들의 권리라는 것을 인식하며 이를 더욱 확산시켜 나가는 의지를 다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역농축협의 현 주소를 조명하고 농협중앙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지난 3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조합장들을 만나 격주로 그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오랜 기간 정체와 무사안일에 빠진 농협을 혁신하고 농민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하며 청렴한 농협 운영으로 획기적 성장을 이뤄내겠다.”지난 3월 선거에서 조합원들에게 밝힌 김학림(54) 낭산농협 조합장의 포부다. 20대부터 농사를 시작해 10년간 익산시농민회 낭산면지회 총무를 맡기도 한 그가 깊어만 가는 농민들의 시름을 덜겠다는
남북협력에 있어 최근 상호주의 원칙이 지나치게 강요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농업협력에서는 상호주의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상호주의란 서로에게 동등한 권리와 이에 걸맞은 역할을 전제한다. 진전과 교착을 거듭하는 북미협상에서도 상호주의는 주요한 원칙이자 논란이다. 그렇지만 엄격한 상호주의를 둘러싼 논쟁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경계할 일이다.모든 농업협력은 비정치적이며 인도주의적 속성이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그렇지만 긴급구호 단계를 지나 포괄적인 협력으로 진전되려면 상호주의 원칙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향
지난달 25일 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국익을 고려한다는 명분으로 농업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주류언론과 시장주의 경제론자들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당장은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언제 다시 다자간 협의가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며, 향후 농업 강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농산물 수입에 대한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다.WTO 출범 당시 우리나라는 농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