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반복되는 채소값 폭락에 지난 7월 대통령의 입에서 ‘가격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고, 이후 정부가 채소 수급정책 개선에 한창 골몰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농식품부의 ‘산지 압박형 면적조절’ 시도로 인한 한 차례의 소란 외엔 이렇다 할 뭔가가 보이지 않는다. 희망보다는 걱정과 답답함이 앞서는 상황이다.수급정책 개선에 앞서 반드시 준비돼야 할 것으로 두 가지를 꼽고 싶다. 하나는 품목별 농민단체의 정책 참여다. 전국의 수십 수백만 농민들을 아울러야 할 농산물 수급관리엔 조직력을 갖춘 품목별 농민단체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한 달 사이 세 개의 대형 태풍이 몰아치면서 농작물 작황이 크게 무너졌다. 특히 파종 직후부터 쉴 새 없이 재해에 시달린 월동채소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 겨울철 채소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올해 가을 재해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8월 말부터 현재까지 남부지역에 가을장마가 이어져 농작물 생육이 크게 저해됐고, 그 와중에 지난달 6일 ‘링링’, 21일 ‘타파’, 지난 2일 ‘미탁’ 등 태풍이 연달아 쓸고 지나가면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잎은 햇빛을 보지 못해 생장하지 못했고 뿌리는 물에 잠겨 뻗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세 차례 태풍이 쓸고 간 지난 7일 제주의 들녘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한창 작물이 커가고 있어야 할 밭은 절반이 맨땅에 가까웠고 그나마 푸른 기운이 남아있는 밭들도 작물이 겨우 연명을 하고 있을 뿐 정상적인 생장을 기대할 수 없었다.8월 말부터 쭉 이어진 장마는 작물들의 세를 약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수차례 강풍이 불어닥치자 배겨낼 재간이 없었다. 해안지역은 조풍으로 인한 해수 피해도 상당하며 최근 일부 산간지역엔 우박까지 퍼부었다.최소한 손가락 굵기만큼은 커 있어야 할 시기지만 밭에서 갓 뽑은 무·당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전례없이 중첩된 태풍피해에 농민들의 생계가 피폐해졌지만 충분한 지원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농축산물 피해만으론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힘들다고 설명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가을·겨울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군은 이번 세 차례 태풍으로 제주에 버금가는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해남군 산이면의 한 배추밭은 흡사 수확작업이 끝난 밭처럼 흙바닥이 드러나고 듬성듬성 시든 배추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인근 어디서든 이같은 피해상황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피해농민 김온호씨는 “겨우겨우 살려왔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불법운영과 환경파괴 논란 속에 49년을 살아온 ‘철옹성’이 흔들리고 있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절실한 노력이 끝내 영풍 석포제련소를 궁지로 몰아넣은 형국이다. 아직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석포제련소 입장에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것이 분명하다.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라는 환경·생태적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운영·환경파괴에 대한 숱한 의혹을 받아왔으며 지난해부터 그 실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엔 지난 3년 동안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1,868건이나 조작한 사실이 발각되기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 공사)가 가락시장 배추 하차거래를 추진하는 가운데 배추가격이 좀체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가을·겨울배추 가격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하차거래 전환 시점을 잡기 난처한 상황이다.지난 겨울부터 줄곧 밑바닥에 붙어 있던 배추가격은 추석 이후 반등해 현재 1만5,000원/kg 이상의 도매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랭지 일부 지역에서 작황이 무너지고 이른 추석에 출하가 집중돼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다. 10월 중순부터 준고랭지 2기작 및 가을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락시장에 배추를 출하하는 산지유통인들이 도매법인의 정가·수의매매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가·수의매매 자체는 필요하지만 그것을 형식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정가·수의매매는 도매법인이 출하자와 구매자(중도매인) 가격을 조정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상대매매의 한 형태다. 경매의 들쭉날쭉한 경락가, 수동적 가격결정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거래방식이며, 품목이 한정된 상장예외거래나 도입 자체가 난항인 시장도매인제에 비해 운신의 폭이 크다.하지만 정가·수의매매는 도매법인의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요
전북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라는 위상에 걸맞게 농민들의 자주의식이 크게 발달한 지역이다. 행정과 의회가 농민들과의 적극적인 협력, 혹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발전적인 농정을 실현해내고 있다. 전북도의회의 45세 젊은 일꾼 강용구 의원은 충실한 열정과 사명감으로 도의회의 핵심 중책인 농산업경제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인터뷰 당일은 공교롭게도 농민수당에 관한 농민들과의 긴장관계가 무르익은 참이었지만, 강 위원장은 침착한 태도로 전북 농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대담 심증식 편집국장·정리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위원장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북 장수의 농민들이 장수군청 앞에 홍로사과를 적치하고 집회를 열었다. 추석 특화품종인 홍로 가격이 올해처럼 무력하게 무너진 것도, 홍로농가가 집단행동으로 대책 촉구에 나선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홍로는 올해 생산량이 10%가량 늘어난 데다 추석이 빨라 대목에 충분한 물량을 출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판매에 큰 역할을 해온 지역축제들이 태풍으로 취소됐고 잦은 비에 색택과 당도까지 크게 떨어졌다. 이달 초 10kg당 2만원대로 출발했던 도매가격은 추석을 지나 현재 1만5,000원에 버겁게 걸쳐 있다. 생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아 지난 20일 농수축산 전문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가락시장의 각종 현안에 대한 경과 설명과 함께 시장도매인제 도입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하는 자리였다.최근 공사는 가락시장의 여러 가지 당면 현안에 비교적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1년 이상 진로가 막혀 있었던 도매권역 시설현대화사업이 사업비 조정으로 정상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진통 끝에 기획재정부가 공사 요구안보다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넉넉한 동력을 얻었다.약자와의 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노수현, 농관원)이 추석 명절 기간 농식품 부정유통 일제단속을 실시, 총 636개의 위반업소를 적발했다.이번 단속은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1일까지 24일간 진행했으며 연인원 3,923명이 농식품 가공업체·통신판매업체·전통시장·도소매상 등 2만380개소를 점검했다.단속 결과 부정유통 업소는 원산지표시 위반이 572개소(거짓표시 347·미표시 225개소), 양곡표시 위반이 5개소(거짓표시 1·미표시 4개소), 축산물이력표시 위반이 59개소(거짓표시 54·미표시 5개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노지채소는 열악한 우리 농업 중에서도 천덕꾸러기 같은 신세다. 축산이나 과수·시설채소는 그나마 목돈 회전이 되고 쌀은 주곡이라는 상징성이라도 있지만 노지채소는 늘상 이 품목 저 품목에 치이는 처지다. 그래서인지 농가를 대표해야 할 품목별 농민단체 또한 유난히 발달하지 못했다.노지채소에 전국단위 품목단체 결성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해부터다. 치명적인 공급과잉 상황과 비효율적·소극적인 정부 정책이 2년 동안 반복됐고 올해는 농민들의 경제적 피해까지 현실화됐다. 간절함과 위기감, 절망과 분노가 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