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건 꿈에 빌어먹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 꿈이 고작 직장인이라니, 내가 이렇게 시시한 사람이었나’하는 친구들에게 지금 우리가 좀 더 간절해졌다간 열정페이나 받을 뿐이라고 냉소했었다. 꿈에 용감했던 몇몇 친구들은 경력을 쌓기 위해 열정페이를 받거나 아예 무보수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직’ 이 가여운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여기, 빌어먹는 일이 또 있다. 우리나라는 먹을거리를 생산할 장소와 능력, 인력을 갖추고서도 공급량이 부족하다, 국산 가격이 비싸다, 국제적 협약이라 어쩔 수 없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식량의 해외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 땅과 우리 농민을 두고 다른 나라의 흉작을 걱정해야 한다. 주권을 쥐어주는데도 팽개치고 우리 땅과 우리 농민을 외면해서 생기는 일이다.수입산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 전쟁 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김준태 ‘감꽃’1,700만, 2,100만… 숫자 세기를 멈춘다. 감꽃도 아니고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어 보듯이 죽임 당한 닭의 마리를 세어보다가 새해를 맞이했다. 그것도 닭의 해에 쓰는 첫 글부터 이렇게 죽음 타령이니 쓰는 필자인 나도 읽는 독자도 마음 아리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12월 연말에 벌써 닭과 오리 2,600만 마리가 땅에 묻혔다는데 이 글이 실릴 1월에는 저 숫자가 얼마나 불어나 있을까.사실 닭이 죽든 말든 소비자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래서 계란 값은 얼마나 오를 건데?’ 계란, 참기름, 김. 저
2017년 새해가 밝아왔다.1월은 다시 농사를 시작하는 때이다. 지난해 아쉬움을 딛고 ‘올해는 잘되겠지’하는 기대를 갖고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새해를 맞는 농민들의 심정이다.2017년 새해는 연초마다 의례적으로 갖는 ‘희망’의 새해가 아니다. 올해는 구체적이고도 실현 가능한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길게는 수천 년 동안 민족의 식량을 지켜왔고, 짧게는 수십 년 동안 개방농정에 싸워온 정당한 대가를 이제야 찾을 호기가 왔다.2015년 11월 14일 노동자·농민·청년·학생·빈민들이 박근혜정부의 불통, 무능, 무책임에 대항해 총궐기를 했다. 그러나 정부는 항상 그래왔듯 공권력을 동원해 민중들의 요구를 억눌렀다. 결국 살인무기와 다름없는 물대포로 조준 사격해 칠순의 농민을 죽
최근 20년 내 최악의 쌀값 폭락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의 쌀 대책을 두고 청개구리와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하라는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추진하는 정부의 쌀 대책 관련 행태를 청개구리에 비유한 표현이다. 쌀값을 회복시키는데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서 해외원조, 대북지원, 공공급식 등과 같은 정책들을 조속히 시행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정부는 ‘쇠귀에 경 읽기’처럼 그 어느 것 하나 시행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사공 없는 쌀 정책’이니 ‘손 놓은 쌀 대책’이니 하는 지적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경이다. 이미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입증된 예전의 대책들만 반복해서 발표하는 정부의 자세는 안이하다 못해 무책임하기 그지없다.그러면서도
작금의 정국을 위기라 한다. 국민들이 대통령을 탄핵했다.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했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 중이다. 대통령을 겨냥한 긴 이름의 특별검사가 가동됐다. 미국에는 공화당조차 포기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한-미 FTA를 손보겠다고 한다.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항상 그렇듯 여전히 경제도 어렵다. AI문제는 사상초유의 살처분 사태를 맞고 있지만 대책이 없다.그래서 2016년 말 대한민국은 근래에 유래 없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걱정한다. 외형상 그렇다. 사실상 대한민국은 멈춤 상태다. 정부는 새로운 정권이 창출 될 때까지 현상유지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또한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탄핵사태가 혼란의 원인이 아니다. 무능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축산분야 업무보고대회가 떠오른다. 대회 이후, 축산행사가 열릴 때면 주제였던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업’ 표어를 만날 수 있었다. 구제역 발생으로 뒤숭숭했지만 희망을 얘기할 수 있었던 분위기였다.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축산현장 분위기는 서글프기 이를 데 없다. 대기업의 축산 진출과 무허가 축사 적법화 압박은 시간을 지날수록 가중되는데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계열화업체의 갑질도 버거운데 ‘사회 재난’이라 불릴만한 수준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겹쳤다. 축산농가들은 환경민원과 질병확산의 주범으로 몰려 지역 내 축산기반을 위협받고 있다.농식품부가 내놓은 장밋빛 청사진은 구상에만 머물렀다. 무허가 축사 비율 30% 감소와 중장기 축산환경 관
가을철만 되면 해마다 AI가 찾아와 양계농가에 막대한 손실과 정신적 피해를 주고 있다. 2003년에 AI가 국내에 최초로 발생한 이후 13년이 흘렀지만 발생주기가 잦아지고 바이러스형도 바뀌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그동안 방역당국이 지속적으로 예찰은 실시했지만 막상 발생자체를 막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발생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확산을 방지하려 노력을 했으나 그 순간이 지나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국내에는 한 건도 인체감염이 없었지만 만약 인체감염 사례가 나타난다면 우리 가금 산업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AI는 국가적인 재난으로 축산농가에는 정신적 피해와 물질적 피해를 주고 국가적으로도 수백억씩 국고를 낭비하게 된다. 또한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
최근 북측이 황해남도 강령군을 국제녹색시범지대로 지정했다는 국내 언론보도에 눈길이 끌렸다. 그 이유는 북측이 발표한 국제녹색시범지대 사업내용 가운데 유기농업 및 저투입농업이 주요한 사업 분야로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었다.식량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할 때 북측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는 유기농업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그러한 통념과는 달리 북측도 유기농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유기농업 및 저투입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적으로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쿠바, 캐나다, 호주, 스위스 등을 비롯해 유기농업이 활발한 국가들과 오래전부터 인적교류 및 기술연수 등을 꾸준히 시행했고, 국제유기농업연맹(IFOAM) 등과 같은 국제기구에도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국
11월 15일 전남 해남 그리고 경남 진주에서 농민들이 트랙터를 앞세워 서울로 진격을 시작했다. 트랙터에는 ‘전봉준투쟁단’이라는 깃발을 꽂았다. 120년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기치로 죽창을 들고 일어섰던 전봉준 장군의 정신을 이어 받아 부패와 타락, 무능한 정권을 갈아엎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자는 의지의 발현이다.전봉준투쟁단은 농민의 길 소속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의 농민들이 전국 방방골골을 순회하며 쌀값폭락 문제를 비롯한 작금의 농업·농촌·농민문제를 국민들과 함께 이야기 하고 공감대를 넓혀 왔다. 더불어 부패하고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갈아엎고자 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받아 안으며 행진을 했다. 전봉준투쟁단은 가는 곳마다 시민들의 뜨거운 환호와 지원을
12월 8일 국회에서 통과된 농협법 개정은 사실상 정부의 뜻대로 이뤄졌다. 농협법 개정의 가장 핵심 쟁점이었던 경제지주 부분과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부분에서 정부의 의도가 그대로 관철된 것이다.경제지주회사 자체가 협동조합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농협을 농민 조합원의 경제조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합회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됐다. 이번 농협법 개정은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두 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농민 조합원의 자주적인 경제협동조직이라는 정체성은 사라지고 신자유주의 관치농협이라는 기형적인 농협으로 바뀌게 됐다.전체 조합원의 대표자인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데 조합원의 참여를 보장하라는 농민들의 직선제 요구도 무시
인도산 수입찐쌀이 GMO 쌀인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인도산 바스마티쌀이 유전자조작 쌀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확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결과가 나오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논란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GMO 관리체계에 커다란 구멍이 있음을 확인했다.현재 우리나라는 GMO 쌀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반면에 찐쌀은 가공식품으로 분류돼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고 한다. 그동안 수입찐쌀에 대해서는 GMO 여부에 대한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쌀은 513% 관세가 부과되지만 찐쌀은 50% 관세만 내면 된다. 이러한 관리체계의 허점을 이용하여 기업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찐쌀을 수입해 선식용, 단체급식용, 김밥용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인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 앞에 정부예산안은 법정기한 지키며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 정부 예산은 사상 최대인 400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그 속에 농업예산을 살펴보면 허탈하기 그지없다. 농업예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0.8% 증가에 불과하다. 하지만 쌀값폭락으로 대폭 증액된 변동직불금을 빼면 농업예산은 감소했다. 이는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박근혜 정부 들어 농업예산은 지속적으로 축소됐다고 할 수 있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대선 공약은 달콤한 거짓말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최순실 스캔들’이 발단이라지만 바로 이러한 거짓과 무책임 무능이 지난 4년간 켜켜이 쌓여 폭발한 것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이번 예산에서 정부가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였던 쌀 생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협법 개정안이 결국 지주회사체제로의 농협 사업구조 개편 완료라는 정해진 수순에 따라 흘러가는 모양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안과 의원안 등 9건의 농협법 개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통과시켰다. 대안은 농협 사업구조 개편 완료에 따른 법제도 정비에 중점을 뒀다.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정책위원장은 농협법 개정안 국회 상정을 앞두고 열린 공청회에서 “지주회사체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데다 경제적인 성과도 알 수 없는 자회사가 계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잘못된 길에 마침표를 찍는 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농협 개혁을 요구해온 전농과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농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수확이 끝나, 이제는 황량하기까지 한 논을 가로질러서라도 트랙터는 기어이 가고자 했다. 인도와 도로를 구분하는 얕은 턱은 넘어가면 그만이었다. 경찰은 온갖 술수를 써가며 막았다. 처음엔 행진은 안 된다. 그 다음엔 트럭에 단 깃발을 묶어라. 다시 그 다음엔 적재함에 실린 나락, 볏짚을 내려놓기 전엔 안 된다. 결국엔, 트랙터는 절대 안 된다. 트랙터(를 실은 트럭)만 돌려 세우면 농민들이 몰고 온 화물차는 고속도로 진입을 허용하겠다. 말을 자꾸 바꿨다.‘박근혜 퇴진’ 이 구호 하나로 전국에 들불을 놓으며 올라온 트랙터였다. 전남 해남, 경남 진주에서 열흘 넘게 20km, 30km의 속도로 국도를 넘나들며 질주해 온 농민들이었다. 때로는 수십여 대의 트랙터가 함께 대열
확실히 달랐다. 예전 같으면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나와 교통이 막힌다고 짜증을 냈을 법도 하지만 이번엔 완전히 달랐다.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 깃발을 달고 트랙터로 상경하는 동안 국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지지는 뜨거웠다. 트랙터를 몰고 오는 농민과 이를 응원하는 국민의 마음은 하나였다.트랙터 상경 시위를 허용한 법원의 결정도 무시하고 경찰이 불법적으로 강제로 물리력을 동원해 상경을 차단함에 따라 차가운 겨울철 고속도로에서 노숙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을 위해 한 밤중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동참했다. 노숙에 필요한 물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외로움이나 추위조차 느낄 수 없었다. 모든 사회관계망(SNS)과 게시판은 경찰의 불법 폭력을 비난하고, 농민을 응원하는 메시지로 넘쳐났다. 농민과 국민은
올해 들어와 정부는 직불금과 관련해 두 가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에서 각각 직불금 개편을 위한 외부 용역을 의뢰해 올해 말에 일단락 짓겠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경우 11월 말에 용역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늦어져 12월 말에 용역결과가 나올 모양이다. 그에 앞서 지난달 29일 농식품부 의뢰를 받은 농촌경제연구원이 중간발표 형식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기존의 틀에서 부분적 손질을 하는 선을 넘어서지 않았다. 오히려 참여한 농민단체들은 이번 직불금 개편이 결국은 쌀값 폭락으로 인한 변동직불금 지급액 급증에 따른 것이 아니냐, 결과적으로 변동직불금 폐지와 지불금 예산 축소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지난 5월 김재수 장관의 언
논밭을 갈아야 할 트랙터가 세상을 갈아엎는다고 나섰을 때 이처럼 열광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농민투쟁 과정에서 트랙터가 갖는 의미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전부터 농기구 중에서 역사성이 깃든 것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낫이다. 낫은 나락을 베고 나무를 치고 깍지를 크게 묶는 역할을 한다. 들에 나갈 때 반드시 지참하는 것이 낫이다. 농민의 손이고 농업 도구의 기초이다. 그런데 그 낫은 지배자들에게 섬뜩한 무기이다.‘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모가지를 베어버리더라. 바로 그 낫으로’이 김남주 시인의 시 한 구절로 모든 것이 표현되고 있다. 낫은 사회적으로 저항이고 혁명의 무기로 자리잡은 것이다. 트랙터는 그 동안 농가부채의 상징이었다. 겉으로는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이 땅의 농민들은 정말 농사짓기 힘들다. 취재 차 만나는 현장 농가마다 비싼 농자재 비용, 그리고 농사 과정에서 생기는 빚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쌀 농가는 트랙터가 한 번 고장 나도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의 돈이 수리비용으로 들어간다. 그런가 하면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가는 1,000만원이 넘는 유기농자재 비용을 대며 힘겹게 농사를 잇고 있다. 어떤 농가는 비용이 많이 들 시 한 해 1,800만원의 돈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 엄청난 비용을 대서 효과가 확실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고도 병충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농작물 가격은 날마다 폭락할 뿐, 조금이라도 가격이 오를 기색이 없다. 외국에서 수입해 온 쌀이 우리나라 최고급 쌀의 가격
불통과 비선 정치가 가져온 국정의 파국으로 95%의 국민이 경악-좌절-분노하고 있다. 불통은 불신을 낳고 분노를 일으킨다. 불통의 틈바구니에서는 독성 강한 곰팡이가 자라게 돼 있다. 정책은 정책수혜자와 정책비용부담자 모두에게 공개되고 함께 논의돼야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책이 권력과 밀착된 일부 집단의 의견만으로 결정되고, 또 그들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불공정하게 집행한 결과, 100만 명 이상의 국민을 광장에 나오게 했다.농정 추진체계와 방식에서의 불통도 심각한 실정이다. 농정에 대해 쓴 소리하는 농민단체를 정책협의과정에서 배제하거나 무시한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듣기에 달콤한 제언, 을의 자세로 갑을 모시는 집단과 친밀한 몇몇 소수의 의견만
우리나라 축산업 가운데 기업에 의한 수직계열화가 가장 고착된 분야가 육계산업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마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계열 같은 관계가 육계산업의 구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육계가공기업이 대부분의 육계농가를 하청업체처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육계가공 대기업은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육계사육 농가를 쥐어짜야 한다. 육계사육에 가장 필요한 종계와 병아리 그리고 사료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은 육계사육의 원가구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농가의 마진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육 수수료를 조정해 왔다. 육계사육 농가의 입장에서는 갈수록 낮아지는 마진율을 상쇄하기 위해 사육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적응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농가간 생존경쟁이 격화되면서 퇴출당하는 농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