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울금이 국내에서 처음 재배된 게 언제인진 확실치 않지만 삼국~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전래와 함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기록상으로는 조선 전기까지 전남지역 7개 이상의 지역에서 재배된 사실이 확인되는데, 조선 중기 이후엔 류큐 왕국(지금의 일본 오키나와현)으로부터 조공을 받았다는 이야기만 있을 뿐 국내 재배 기록이 전무하다. 언젠가부터 모종의 이유로 국내에서 명맥이 끊어진 것이다.국내에 울금 재배가 다시 규모 있게 이뤄진 건 불과 30년 전, 전남 진도에서다. 일본에서 울금(우콘) 종자를 가져온 강원도 사람 옥
박시우 진도강황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부친의 뒤를 이어 진도에서 울금 재배를 확산시킨 주역이다. 진도울금의 역사와 함께 수많은 굴곡을 거쳐오다 지금은 다소 침체된 상황이지만, 울금에 대한 여전히 뜨거운 애착을 자랑하고 있다.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진도울금에 얼마나 공력을 들여왔나.2002년 귀농해 2004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처음엔 정확히 어떤 식물인지도 몰라서 주산지라는 오키나와에 가 재배기술을 접하고 2줄재배, 주간거리 등 우리 풍토에 맞는 재배기술을 개발했다. 오키나와보다 추운 한국의 적정 수확시기를 알아내는 데만
21세기 농업·농촌의 현실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 ‘귀한’ 소설집이 탄생했다. 본지 필진으로도 활약 중인 전남 진도 농민 정성숙씨가 지난달 말 출간한 단편소설집 다.농업·농촌의 현실이 팍팍하다고 누구나 말은 내뱉지만 5,000만 인구 중 250만 농민을 제외하면, 수십년 동안 농업 하나만 바라봐온 전문가들조차 그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시대에 범람하는 모든 매체가 농촌과 마주하길 꺼리는 가운데, ‘농민’인 저자는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 어느 문자나 영상보다 또렷하게 독자들에게 농촌을 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찬바람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진 22일 오후 충북 음성군 감곡면 주천리의 한 대파밭에서 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 10여명이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두툼한 옷을 입고 대파를 수확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가락시장으로 들어오는 무·배추·양배추의 대다수(85~95%)를 취급하는 대아청과㈜(대표이사 박재욱)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공사)에 취급품목 제한 해제 건의서를 제출했다.대아청과는 불법 위탁거래가 빈번해 상장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무·배추 등의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특수도매시장법인으로 1994년 설립됐다. 현재 대아청과는 청과부류 8개 품목(무·배추·양배추·대파·쪽파·옥수수·마늘·총각무)만을 취급할 수 있다. 사실상 대아청과 소속이라 할 수 있는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은 대아청과가 취급하는 8개 품
오래전 강경은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대규모의 파시가 열리던 큰 포구였고 육로가 거미줄처럼 얽히며 전국을 오가기 전까지는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장이 강경장이었다고 한다. 황석어, 꼴뚜기, 갈치 등 팔다가 남은 것으로 담은 젓갈과 여러 가지 새우젓이 발달해 젓갈시장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다. 하지만 금강하구둑의 설치로 뱃길마저 막혀 지금은 그저 작은 시골의 쇠락한 시장이 되었다. 그나마 막힌 뱃길에도 불구하고 산지의 생선들을 육로로 들여와 여전히 젓갈을 담아 파는 젓갈시장이 건재한 탓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는 않고 있는 곳이다.충남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포족(김치포기족)’, ‘금배추’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김장 비용이 언론에서 호도하는 것만큼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11월에 나올 배추물량이 평년보다 적고 작황도 안 좋지만 언론에서 떠드는 것만큼 가격이 높지 않다”라며 “마늘가격은 다소 올랐지만 양파나 고춧가루가격이 떨어져 20포기 김장하는데 28만~30만원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명배 대아청과 기획경영팀장은 “가락시장 반입물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주요 김장채소 공급 확대, 김장비용 부담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먼저 주요 김장 품목 구입에 어려움이 없도록 김장철 동안 김장채소류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배추의 경우 김장 집중 시기인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시장 출하를 평시 대비 1.37배 확대한다. 평상시 하루 190톤 출하되던 물량을 260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수급불안 시 정부비축 3,000톤과 출하조절시설 물량 3,500톤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최근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양상추 없는 햄버거’가 등장해 화제다. 10월 때 아닌 한파로 양상추 작황이 붕괴되자 그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햄버거 업체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양상추를 넣고 있는 경쟁업체들도 앞으로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마트·편의점의 샐러드 상품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소비지의 상황이 이쯤 되면 산지 상황은 생지옥이다. 강원 영서 준고랭지 지역은 영상 10℃ 이상이었던 일 최저기온이 지난달 16일 영하 7℃로 떨어지면서 하루만에 대규모 냉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자연재해를 입은 농민들의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하는 건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정부 재해대책과 민간(농협) 재해보험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두 실효성이 없어, 농민들이 자연재해에 맨몸으로 노출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올해 추석을 전후해 발생한 병충해·우박피해·냉해 등은 밭이나 작물의 일부가 상하는 정도가 아닌, 전파(全破) 수준의 피해를 양산했다. 농민 입장에선 한 해 소득이 없어진 건 둘째치고 종묘·비료·농약·토지임차료 등 빚을 내 가며 투입한 수천만원의 생산비를 하나도 건질 수 없는 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산물 가격 형성엔 재배면적, 작황, 재해, 수입, 여론 등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변수가 확실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른 외식업·단체급식 제한운영은 농산물 소비를 전에 없이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돼온 최근 3개월 동안 농산물 가격은 특히 저조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배추·무·양배추 등 엽근채소 하락세는 이미 처참한 실정이며 풋고추·애호박·오이 등 과채류, 건고추·양파·대파 등 양념채소류까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감자 심고 마무리하는 중이라. 내년 봄에 종자로 쓰려고. 한낮엔 아직 더워서 아침 일찍 서둘러 끝냈지. 날 추워지기 전에 캐니까 11월이면 수확해. 올해 1만5,000평 농사지었는데 논이 50마지기고 나머지는 밭이라. 고추, 호박, 대파, 감자 … 이것저것 많이 심었지. 농사지은 지 50년 가까이 됐나. 오래됐지. 영감이랑 둘이서 고생 많이 했다. 지금 이장도 맡고 있어서 마을 일도 많고 바빠.”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서는 코로나19 등 농산물 비대면 거래 증가에 대응한 온라인 거래 농산물의 출하 전 잔류농약 검사(안전성 조사) 강화를 예고했다. 기존 오프라인 거래 농산물 검사와 별개로 온라인 거래 농산물의 출하 전 안전성 조사를 확대·실시하겠단 것이다.현재 안전성 조사는 생산·유통·판매되는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전수조사 개념이 아닌 데다 적지 않은 상당수 농민이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존재했다.물론 PLS 전면시행 이후 농약사나 지역농협 경제
대파밭의 풀을 뽑다가 해가 지면 다음 날 시작해야 할 자리를 표시해 두고 퇴근을 한다. 시장에 들러야 하는데 어두워진 시간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마트로 들어간다. 제육볶음용 돼지고기와 콩나물을 바구니에 담아서 계산대에 올린다.“이제 가서 언제 밥을 차릴까요?”낯익은 계산원이 동병상련의 위로 한마디를 건넨다.“그러게 말이요.”30년을 같이 산 남편한테 듣지 못하는 위로를 친분을 쌓아본 적이 없는 다른 여성한테 들으면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결혼한 여성은 1시간 늦게 출근하고 1시간 먼저 퇴근한다(황석영, )던 그쪽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최근 3년간 추석 관련 농식품 구매금액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분석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선물이나 명절 음식, 제수용품을 농식품으로 구매하는 비용이 지난해보다 3%, 2019년보다는 5%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올해 가장 적은 수준의 농산물 구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친인척 방문·가족모임 축소와 함께 소비자들이 비싼 농산물 대신 저렴한 다른 품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떠들썩했던 ‘장바구니물가’ 치고 농산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가 2022년 예산안에 ‘김치원료공급단지’ 지원사업 설계비 4억3,500만원을 편성하자 전라남도(지사 김영록)가 눈을 반짝이고 있다. 전남은 김치와 그 원료 생산에 있어 국내에서 상징적인 지역으로, 이 사업을 유치할 유력 후보로 꼽힌다.농식품부의 이번 지원사업은 김치 세계화와 국산김치 시장경쟁력 강화(생산비 절감)를 목표로 한다. 물류거점시설 9,900㎡와 절임배추 생산시설 3,300㎡ 등의 대규모 시설을 구비할 계획이다.전남은 해남 가을·겨울배추를 비롯해 천일염·대파·마늘·양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대관령원예농협(조합장 유영환)은 우리나라 배추 유통에 있어 상징적인 농협이다. 관할지역인 평창·강릉 고랭지배추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배추 계약재배를 수행하면서 연중 절임배추를 생산한다. 지역농협·품목농협의 범주를 벗어난 사실상의 ‘전국구 농협’이지만, 관할지역의 출하철에 좀더 분주해질 수밖에 없는 건 정한 이치다. 강원도 고랭지배추 성출하기를 맞아 대관령원협은 올 여름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대관령원협의 사업구조는 신용사업 30%, 경제사업 70%로 이뤄져 있다. 대다수의 농협이 ‘돈 안되고 힘든’ 경제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7일 전북 익산시 왕궁면 광암리의 한 대파밭에서 농민들이 수확한 대파를 손질하고 있다. 대파를 한 단씩 묶던 농민은 “요즘 대파값이 너무 없다”며 “일손을 쓰고 싶어도 인건비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고랭지 배추값 하락에 출하 작업이 한창인 8월 중순 강원도 산지 일대는 침울한 모습이다. 폭우가 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배추의 작황은 좋지만 수매비축이 끝난 후 안정적인 것처럼 보였던 배추 가격이 다시 하락세에 들어섰다.올해 정부는 봄배추 5,000톤, 고랭지 배추 5,000톤 총 1만톤의 배추를 수매했으나 떨어지는 배추값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인력이 없어 인건비가 두 배 이상 오르고 그에 따라 작업비·물류비도 함께 늘어나 산지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지난 17일 기준 가락시장 배추 평균 가격은 6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충청북도 괴산군의 중심지 괴산읍의 어느 여름날 아침. 오일장이 열리는 날도 아닌 데다 강한 비가 예고된 터라 거리는 사람 구경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다. 읍내 상점 대부분이 문도 열지 않은 그 시각, 문을 활짝 열어둔 정형외과가 눈에 띈다. 진료 시작까지는 아직 한참 남은 시점이지만 대기실은 이미 열 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한 사람의 남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령의 여성들이다. 가족이 태워준 차량에서 내려, 택시에 실려, 혹은 불편한 걸음걸이로 제법 먼 거리를 걸어 들어오는 방문자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