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파리 도심에 트랙터가 가득 찼다. 그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프랑스 농민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즉석에서 토론하는 모습은 더 기억에 남는다. 농민과 대통령의 즉석 만남이 이뤄졌다는 점이나, 즉석 토론이 2시간 동안이나 이뤄진 점 등은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트랙터 시위로 시작된 유럽의 농민투쟁은 농산물 가격 대책에 대한 대통령의 약속과 엘리제궁 초대까지로 이어졌다. 유럽 농민의 트랙터 시위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는 무엇일까?몇 달 동안 이어졌던 유럽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 행보를 하고 있다. 그 많은 후보 중 농민의 호소에 제대로 응답하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문득 34년 전 한 농민이 밝힌 심정이 떠오른다. 지금과 다를 바 없는 호소다.“우리가 무지하거나 게을러서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가. 우리 주변에는 남달리 부지런히 일하여 전답을 사고, 새집을 짓는가 하면, 돈을 얼마만큼 저축해 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그런 그들은 무지하지도 않고 게으르지도 않아서 그런가. 사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이 대략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 정국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공천문제도 어느 정도 마무리돼 아마 다음주면 모든 정당들이 본격적으로 총선을 향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입법부의 구성원을 뽑는 선거이므로 무엇보다 어떤 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아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할지가 중요한 공약이 될 것이다. 이에 각 정당들은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공약도 당연히 제시할 것이다. 이에 시민단체와 농민단체들은 지난달 20일 위기에 몰린 3농 현실 앞 서로의 다른 점을 내려놓은 채 모두의 염원을 담아 정당들을 향해 농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면역력을 강화하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건강과 환경을 위해 토양의 풍부한 영양이 가득하고 자연의 속도에 맞춰서 숙성되기 때문에 풍미가 높은 유기농산물을 선택했다. 친환경농산물의 인기는 치솟았고 친환경인증 라벨은 지속가능한 먹거리체계를 보증하는 현판과도 같았다.그런데 지난해 한국의 친환경인증 농가는 5만 농가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2020년 5만9,249농가에서 2023년 4만8,383농가로 18.3%나 감소했고, 친환경인증 면적 역시
지난해 말부터 1월 초까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는 예비타당성 면제로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이 확대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여성농민의 고질병인 근골격계 질환 예방 체조 보급 및 질병 연구 등을 위해 그간 현장에 존재했던 농업안전보건센터는 여성농민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폐업해 버렸다.농식품부가 올해 관련 예산을 예산안에 책정했지만, 기획재정부와의 최종 협의 과정에서 해당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농업인 재해·안전 예방사업과 겹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농진청도 관련 연구를 하고 있고, 농
멀리까지 내다보고 깊게 생각하는 것과 흐린 정신으로 가볍게 움직이는 것, 두 종류의 태도가 있다. 자녀에게 심모원려(深謀遠慮)와 경거망동(輕擧妄動) 중 무엇을 가르쳐야 하냐고 부모에게 묻는다면, 당연히 심모원려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가르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아파트나 주식의 가격 상승과 하락에 일희일비하고, 플랫폼에 막 도착한 출근길 전차를 놓치지 않으려 달음박질치고, 어느 학원 선생이 요령 있게 가르치더라는 동네 엄마들 단톡방 정보를 확인하느라 발품 파는 게 대도시 학부모의 삶이다. 멀리 보고 깊게 생각하고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세계 200여개 국가별 경제, 정치 전반에 대한 분석과 중장기 예측 및 각종 국가 거시경제, 산업 지표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써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자회사다. EIU에서 발표하는 자료 중 세계식량안보지수(GFSI)라는 것이 있는데, 식량안보지수는 한 국가가 자국민에게 양질의 식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척도로써 각국의 식량에 관한 부담능력과 식량 공급능력, 영양학적 품질, 식품안전 등을 종합해서 평가한다. 한국의 식량안보지수는 △2019년 73.6(29위) △
연초부터 한우 가격하락이 심상찮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의하면, 지난 19일 1등급 한우 1kg당 도매가격이 1만3,685원으로 전주보다는 754원, 5% 떨어졌고, 전월 평균 가격 1만4,622원 대비 937원, 6% 이상 하락했다. 수급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최고급 등급인 투뿔(1++) 등급도 전월의 1만9,809원에서 1만8,303원으로 하락해 1만9,000원대가 무너졌다. 1년 중 한우고기 최대 성수기인 오는 2월 10일 설날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이처럼 한우 가격이 무너지면서 농가들의 불안감은 점점 깊어지고
2024년 새해가 밝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바뀌었다. 농정을 대표하는 수장이 바뀌었으니 무엇인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과거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희망하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가져보지만, 21종의 수입과일 30만톤을 들여오기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관세 면제와 인하라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 이내 기대감을 내려놓았다.사과, 배, 단감, 복숭아, 포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일은 저마다의 새콤달콤한 맛을 뽐내며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증가하는 수입 과일과 기후변화로 과수농가의 상황은
새해 새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농민들 역시 지난해 농사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어떻게 농사를 짓고 살 것인지 계획하고 있다. 2023년을 뒤돌아보면 농민들은 이상기후 속에 농사짓느라 힘겨운 1년을 보냈다. 더구나 정부 대책이 지극히 미비하고 일회성에 그쳐 농민들을 더 힘들게 했다.한 해 농민들의 살림살이를 살펴보면 낙담할만하다. 자연재해는 일상이 됐고 생산비는 폭등했으며 공정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쌀값, 폭락한 한우값 등 어느 하나 희망을 품기 어려운 실정이다. 농산물값에 대해 정부는 물가안정의 잣대로만 정책을 집행하다보니,
이 글에 어떤 제목을 붙일까 고민해 보았다. ‘새해희망’도 생각해보았다가 ‘새해소망’도 고려해보았는데 뭔가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일을 마냥 바라기만 하는 것처럼 보였고 무엇보다 우리 앞에 놓인 농업, 농촌의 현실이 막연히 뭔가 ‘좋은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가롭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지난해 여름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한반도 전역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청주시 오송역 인근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고 산사태, 하천 범람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무엇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군대 급식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격리된 장병의 식단이 SNS에 공개되면서 군대를 보낸 부모들이 격앙됐고, 군비증강으로 무기의 현대화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병력을 좌우하는 병사들의 먹거리를 챙겨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장병뿐만 아니라 초급장교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가 입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식사를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국방부는 군인의 먹거리 복지를 군대 급식 시스템 개선, 조리인력 보강, 기본 급식비 인상 등의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