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문지영 기자]‘순환과 공생의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역주체 양성, 현장 중심 연구활동, 사회연대 활동을 다각도로 수행해 온 (재)지역재단(이사장 허헌중)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최근 지역재단은 ‘지방소멸’, ‘지역개발’을 명목으로 중앙과 자본을 살찌우는 상황에 맞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지역리더의 유쾌한 반란’에 동참하자고 제안 중이다.‘지방소멸’ 개념, 무비판적 수용 금물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고문은 지역재단 20주년을 맞아 발간한 저서 (한울)에서 소위 ‘지방소멸론
[한국농정신문 최설화·강선일 기자]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상임대표 진헌극, 국민연대)가 기후위기 시대 먹거리 불평등 해소를 위해 △친환경 학교·공공급식 확대 △공공급식 영역의 정부 재정 분담 책임 의무화를 요구했다. 국민연대는 지난 26일 국회 정문 앞에서 ‘친환경 기후급식! 모두를 위한 공공급식으로 대전환! 22대 총선 4대 정책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연대는 ‘아이들에게 건강을, 농민들에게 희망을’이란 가치를 내걸고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을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이날 국민연대 주최 기자회견엔 한살림연합·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최설화 기자]한국친환경농업협회(회장 김상기, 친환경협회)가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탄소중립 실현, 친환경농업 가치 확산을 위한 정책협약’을 맺으며 친환경농업 확대정책 실현을 촉구 중이다. 친환경협회는 27일 현재 녹색정의당·더불어민주당과 정책협약을 맺었으며, 다음 달 1일엔 진보당과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지난 25일, 친환경협회는 세종시 SB플라자 회의실에서 녹색정의당과 첫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정책협약은 김상기 친환경협회 회장과 김옥임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간에 이뤄졌다. 녹색정
병호가 상두재를 넘어 종정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세상은 어둑신하였다. 송진사의 집 앞을 지나 희옥이가 일러준 집으로 가자 그녀는 대문 밖에 나와 있었다. 노랑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었는데 장옷을 걸치지 않아 용모가 시원하였고 쪽진 머리에 비녀를 찔러 금산사 때보다 숙성해 보였다. 상대를 알아본 그들은 반절을 하고 들길로 내려와 하나는 앞서고 하나는 처져 걸었다. 원평천 둑길에 올라서자 마차바퀴가 미치지 않는 길 가운데 풀숲에서 이슬이 채였다.“낭자라고 부르겠습니다. 괜찮겠지요?”병호가 동의를 구하자 그녀가 다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지금부터 49년 전인 1975년 9월, 일본인 손님 한 사람이 우리 집에 왔다.일본의 유기농업 단체인 ‘애농회’를 만든 고다니 준이치 선생이었다. 그 2년 전에 나의 아버지는 일본으로 고다니 선생을 찾아갔다. 그분이 내는 잡지를 감명 깊게 읽고 계셨기에 한 번 만나고 싶으셨다고 했다. 두 사람은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다니 선생은 “이제까지 많은 한국 지인들이 초청했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당신을 만나서 이야기하니까 한국에 가고 싶어졌다. 당신이 초청해 주면 열매 있는 한국 방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농부인 그분은
사람은 왜 밤에 잠을 잘까를 생각해 보기 전에 먼저 사람은 왜 잠을 자는지 생각해 봅시다. 당연히 졸리니까 자는 거지, 자는데 무슨 이유가 있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을 한번 해 봅시다.사람도 핸드폰과 마찬가지로 충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방전시키는 거지요. 그러면 방전시킨 만큼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야 합니다. 사람은 두 가지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하나는 음식입니다. 음식을 먹고 소화하면 위장에서 근육으로, 뱃속에서 팔다리로 영양분이 전달됩니다. 그 결과 우리 몸이 에너지를 공급받아 기운이 납
부산스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고만고만한 나이의 사내아이들이라고 해도, 무시로 산에 들어가서 휘젓고 다녔던 건 아니었다. 가령 6교시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국민학교 고학년의 경우, 수업이 파하고 집에 돌아오면 해가 서산 능선에서 몇 뼘밖에 남지 않은 시각이므로, 산행은 주로 반공일인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이루어졌다. 어린아이라도 세 끼 밥값은 해야 했다.-망태 메고 산에 가서 솔방울 좀 주워 오너라.-뒷산에 가서 토끼 먹일 꼴이나 한 망태 베어 오너라.-외양간에 매둔 소 끌고 나가서 배가 불룩하게 좀 먹이고 오너라.그런 경우 기쁜 마음
농민의 ‘농민 3법’ 제정 요구에 ‘해내겠다’는 답변 주길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으로 안정적인 생계가 보장 된다면, 농업에 도전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농촌이 활성화될 것이다. 조금이나마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 새로운 작물에 도전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쏠림 현상으로 인한 가격 폭등락을 겪지 않고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을 것이다.농민들은 그간 꾸준히 지역구 후보에게, 비례대표 후보에게 농민들의 요구를 전달해 왔다. 바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등을 포함한 농민3법 제정이다. 하지만 늘 ‘노력해 보겠다’는 불확실한 답변만 돌아왔다. 농민의
요즘에 경로당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어릴 적 어머니 따라외가집 다니던 생각이 났다.나의 외가집 사랑방에는 공부방을 서당이라고 불렀다.남자 아이들이 글 읽는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나는 외할아버지한테 나도 서당 방에 가서글을 배우고 싶다고 졸랐다. 할아버(지) 말씀이 여자 아이는 서당 방에갈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나의 이름 석 자를 한자로 가르쳐 주셨다.지금 생각하니 그 시절이 너무 그립고 외조부님이 보고 싶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
윤석열 대통령이 농축산물 물가점검에 나섰다가 되레 ‘물정 모른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지난 18일 윤 대통령은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방문해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민생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물가점검과 민생경제 점검회의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의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민생경제를 관장하는 정부 주요 인사들이 함께한 것이다. 이들의 대책
주요 정당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 정책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비례대표를 노리는 비례정당이나 위성정당, 새로이 창당한 신생정당 등 50개가 넘는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등록됐고, 이 중 29개 정당(3월 20일 기준)이 정책을 등록·발표했다. 선관위 정책공약·마당에 등록된 정당·정책에서는 정당별 정책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농업과 관련된 정책공약을 살펴보니, 더불어민주당 정책목록 세 번째로 농림해양수산 정책이 제출됐고, 농림축산업을 탄소중립 선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정책 목록에 농업을 포함하
최근 사과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정부가 일본산 사과 수입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후쿠시마산 사과가 수입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가뜩이나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로 일본산 농축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보도라 우리 국민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다.며칠 전인 지난 15일 일본 농림수산성이 ‘2023년도 후쿠시마현산(産) 농산물 등 유통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농축수산물의 판매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얼마 전 파리 도심에 트랙터가 가득 찼다. 그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프랑스 농민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즉석에서 토론하는 모습은 더 기억에 남는다. 농민과 대통령의 즉석 만남이 이뤄졌다는 점이나, 즉석 토론이 2시간 동안이나 이뤄진 점 등은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트랙터 시위로 시작된 유럽의 농민투쟁은 농산물 가격 대책에 대한 대통령의 약속과 엘리제궁 초대까지로 이어졌다. 유럽 농민의 트랙터 시위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는 무엇일까?몇 달 동안 이어졌던 유럽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
지난달 27일 농민신문 이준원 전 차관 칼럼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과 협정 이행을 담당했던 이로써 비판하며 가격지지정책이 국제무역 규범인 WTO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제사회 흐름에 역행하기보다 공익직불금을 내실화해 농가소득 보장을 강화하자고 했다.이준원 전 차관의 주장은 맞는 말일까? 해남 땅끝에서 농사짓는 내가 보기엔 20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3월 11일, 농협 2층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주민토론회 시작하기 1시간 전, 100여 개가 넘는 의자를 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0분을 남기고서야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절반의 자리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오늘은 참석자 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주민토론회이기에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참가하신 주민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되었을 때 주민토론회 참석자는 100여 명이 넘어갔다. 부족한 참석자 명부를 추가로 복사해서 한 사람도 빠짐없
의대 정원 증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국민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습니다.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통해, 한의사들은 ‘허준 선서’를 통해 자신보단 환자와 인류공영을 우선시한다는 약속을 천명한 후 의업을 시작하고 있지만, 돈 중심 사회의 현실은 그런 선서를 비웃게 만들고 있는 듯합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곧 최상의 대우 보장을 의미하고 이러한 대우를 좇아 의사가 된 이들이기에 환자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나 ‘인류공영에 대한 이바지’란 말은 돈의 논리 앞에 공허한
“요새야 묵을 것 천진디, 누가 봄철에 산에 가서 참꽃 그런 것을 따묵간디. 그 시절에야 하도 묵을 것이 없었응께 헛짓거리 삼아서 고것이래도 따묵었는디, 그래봤자 배만 더 고파. 그래서 사람들이 그런 말을 했어. 참꽃밭에 가면 배고파 죽고 칡밭에 가면 배 터져 죽는다고….”전남 강진을 고향으로 둔 1947년생 장귀례 할머니의 얘기다. 참꽃밭에 가면 배고파 죽는다는 말은, 진달래꽃 그거 따먹어 봐야 허기를 면하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일 터이다. 하지만 칡은 배고픔을 조금쯤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먹을거리였다.칡은 새로 잎이
7. 분명코 봄이로구나(1873)해동이 되자 병호네와 김기범의 원정마을 친구 박치수 억구지, 강화도에서 온 다금발이는 엄재에 있는 숯막에 모였다. 눈비나 면하려고 만든 숯막 옆에 칸을 달고 구들을 깔아 사람이 살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필상은 다금발이에게 노는 방에 머물며 농사일을 거들고 집을 비우면 집안일도 맡아 달라 요청했지만 다금발이는 빈집이 있으면 골라 살겠다는 뜻을 비쳤다. 필상이 처음에는 서운하였으나 다금발이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막 고삐가 풀렸는데 종살이로 전락할 우려가 있었다. 병호도 거야마을이 번다하므로 관의 눈에 띄어